컬리 AI 수요예측, 원지랩스가 완성한 풀필먼트 전략

컬리의 승부수는 신선식품이 아니다. 데이터다. 겉으로는 여전히 ‘샛별배송’과 ‘마켓컬리’라는 이름으로 통하지만, 회사 안을 들여다보면 투자 방향이 완전히 데이터·AI 쪽으로 넘어가 있다. 최근 AI 전문 기업 원지랩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결정이 그 신호다.

필자가 보기엔 이 선택은 단순한 ‘기술 기업 인수’가 아니라, 컬리라는 회사의 정체성 자체를 다시 쓰는 작업이다. 신선식품 커머스에서 컬리 AI 수요예측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회사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보는 게 맞다.

신선식품 커머스가 AI에 매달리는 이유

신선식품은 재고 관리가 유독 까다로운 품목이다. 유통기한이 짧고, 보관 비용도 높다. 수요를 잘못 예측하면 폐기 비용이 바로 손익에 반영된다.

그래서 신선식품 커머스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가 실적을 가르는 핵심이었다. 실제로 쿠팡과 컬리의 최근 실적 차이를 분석한 글들도 결국 수요 예측 역량 차이를 핵심 원인으로 짚는다. 이 지점에서 컬리 AI 수요예측이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는 게 드러난다.

원지랩스 인수, 무엇이 달라지는가

컬리는 원지랩스를 인수하면서 ‘AX센터’라는 조직을 새로 꾸렸다. AX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을 뜻한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AX센터가 맡는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알려졌다. 하나는 신선식품 수요 예측이고, 다른 하나는 물류 동선 최적화다. 두 영역 모두 컬리의 풀필먼트, 즉 주문부터 배송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과 직결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 두 영역을 함께 묶은 점이 눈에 띈다. 수요를 예측하는 것과 물류 동선을 짜는 건 보통 따로 다뤄지는 문제다. 그런데 컬리는 이 둘을 하나의 AI 조직 아래 통합했다. 예측이 틀리면 동선 최적화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걸 잘 아는 설계라고 본다.

영역 기존 방식 AX센터 이후
수요 예측 과거 판매 데이터 기반 통계 모델 원지랩스 AI 모델 통합 적용
물류 동선 물류센터별 개별 운영 AI 기반 전체 동선 최적화
조직 구조 부서별 분리 운영 AX센터로 일원화
목표 재고 폐기 최소화 풀필먼트 전반 효율화

표로 보면 변화의 방향이 또렷해진다. 개별 문제를 각자 풀던 구조에서, 하나의 AI 조직이 전체를 관장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런 조직 개편은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지만, 길게 보면 비용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경쟁사 대비 컬리의 전략적 위치

이미 무신사의 AI 초개인화 추천 전략에서 살핀 것처럼, 이커머스 업계는 저마다 AI를 적용하는 지점이 다르다. 무신사는 추천 알고리즘에 집중했고, 컬리는 수요 예측과 물류에 집중한다는 차이가 있다.

  • 쿠팡: 압도적 규모와 자체 물류망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축적
  • 컬리: 신선식품 특화 데이터와 원지랩스 AI 역량 결합
  • 오아시스마켓 등 경쟁사: 각사 나름의 AI 전문 기업 협력 모색

필자가 보기엔 컬리가 쿠팡과 똑같은 전략으로는 승부하기 어렵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규모로 맞서기보다, 신선식품이라는 좁지만 깊은 영역에서 예측 정확도로 차별화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IT-SUE의 시각

컬리의 이번 움직임을 보면서 느낀 건, 커머스 업계에서 ‘AI 도입’이라는 말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AI 도입은 챗봇이나 추천 배너 수준에 그쳤다. 지금은 조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개인적으로는 컬리 AI 수요예측 전략이 성공하려면 결국 데이터의 질이 관건이라고 본다. 원지랩스의 모델이 아무리 정교해도, 컬리가 가진 신선식품 거래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어야 제대로 작동한다. 이 부분은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성과로 확인될 것이다.

그래도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본다. 신선식품처럼 마진이 얇고 폐기 리스크가 큰 사업에서는, 예측 정확도 1~2%포인트 차이가 수익성을 가른다. 컬리가 이 싸움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다음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it-sue

IT 뉴스를 보다 보면 ‘미래가 정말 코앞에 왔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겐 어떤 기회가 될지 궁금해서 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기술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며, 다가올 미래를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Let’s conn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