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왜 자체 체인 대신 옵티미즘 레이어2를 택했나

토스가 갑자기 블록체인이라니, 처음 기사 제목을 봤을 때 살짝 의아했다. 국내 최대 핀테크 앱이 왜 지금 토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만지작거리는 걸까. 그런데 자료를 더 파다 보니 진짜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었다. 토스가 자체 블록체인을 새로 만들지 않고, 이더리움 진영의 레이어2 ‘옵티미즘’을 파트너로 골랐다는 사실이다.

토스는 왜 갑자기 블록체인을 만지는가

2026년 7월, 비바리퍼블리카는 옵티미즘, 서니사이드랩스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목표는 원화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기술 검증, 이른바 PoC 착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토스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라 부른다. 3개월간 결제·정산 통제권, KYC·AML 구현 가능성, 거래 정보 보호 방식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토스피드는 밝혔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출시’가 아니라 ‘검증’이라는 단어다. 아직 발행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굳이 왜 옵티미즘이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스테이블코인과 레이어2가 기술적으로 무엇인지부터 짚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과 레이어2, 낯선 용어부터 풀어보자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은 원화나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한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요동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이 코인이 어느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느냐다. 블록체인 선택에 따라 수수료, 처리 속도, 보안 수준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지점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진짜 난제라고 필자는 본다. 화폐처럼 쓰이려면 결제가 몇 초 안에 끝나야 한다. 동시에 해킹이나 이중지불 같은 사고는 절대 나면 안 된다.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롤업은 어떻게 이더리움의 보안을 물려받나

이더리움 메인넷은 안전하지만 느리고 비싸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롤업(Rollup)이다. 롤업은 수많은 거래를 레이어2에서 먼저 묶어 처리한다. 그 결과값만 압축해 이더리움 메인넷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거래 하나하나를 메인넷이 직접 검증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메인넷의 보안성을 그대로 상속받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구조가 은행의 본점-지점 시스템과 닮았다고 느낀다.

지점에서 빠르게 처리하되, 최종 원장은 본점이 보증하는 셈이다. 옵티미즘은 이런 낙관적 롤업(Optimistic Rollup) 기술을 표준화한 대표 프로젝트다.

자체 체인 vs 레이어2, 기술적으로 뭐가 다른가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이다. 토스 같은 기업 입장에서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처음부터 자체 블록체인을 만드는 것, 다른 하나는 검증된 레이어2 위에 올라타는 것이다. 표로 정리하면 차이가 명확해진다.

구분 자체 블록체인 구축 옵티미즘 레이어2(OP 스택) 활용
보안 검증 처음부터 자체 증명 필요 이더리움 메인넷 보안 상속
개발 기간 수년 단위 소요 가능 기존 프레임워크로 단축
생태계 연동 독자 생태계 처음부터 구축 슈퍼체인 등 기존 생태계 활용
규제 대응 사례 참고 사례 부족 약 30개 프로젝트 운영 경험 존재

솔직히 이건 좀 아이러니하다. 핀테크 앱이 탈중앙화 기술의 상징인 블록체인을 쓰면서, 정작 가장 중시한 건 ‘검증된 안정성’이었다는 점이다. 자체 체인은 자유도가 높지만, 보안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혼자 져야 한다. 옵티미즘의 OP 스택은 이미 여러 기업이 실전에서 검증한 코드베이스라는 게 다르다.

토스의 전략적 의도, 무엇을 노리는가

토스 최고사업책임자는 “웹3 기술이 제도권 금융에 접목되려면 규제 준수와 프라이버시 보호가 필수”라고 말했다고 블록미디어는 전했다. 이 발언에서 토스의 우선순위가 읽힌다. 혁신보다 규제 대응이 먼저라는 뜻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 판단이 합리적이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금융당국의 시선을 벗어날 수 없다. 검증되지 않은 자체 체인으로 시작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린다. 반면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이 쓰는 인프라라면 규제 기관을 설득하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서니사이드랩스가 맡은 ‘프라이버시 부스트’ 기술도 같은 맥락이다. 공개 블록체인에서도 개별 거래 내역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대신 금융기관은 필요할 때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성과 규제 준수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런 흐름은 비단 금융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자체 AI 칩 전략을 밀어붙인 사례와는 정반대 결이라 더 눈에 들어온다. 알리바바는 자체 기술을 택해 비용을 낮췄지만, 토스는 반대로 검증된 외부 기술을 택해 리스크를 낮췄다. 같은 ‘자체 구축 대 외부 활용’의 선택지 앞에서 업종에 따라 정반대 답을 고른 셈이다.

IT-SUE의 시각

이 소식을 종합하면 하나의 원칙이 보인다. 토스는 블록체인을 신봉해서 뛰어든 게 아니다. 오히려 블록체인의 위험 요소를 최대한 걷어내고 쓰려는 쪽에 가깝다. 토스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아직 PoC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일정은 얼마든지 늦춰질 수 있다. 옵티미즘의 OP 스택을 썼다고 해서 규제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기술적 정답과 사업적 정답이 항상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번 협력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핀테크 기업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 중요한 건 ‘얼마나 탈중앙화됐는가’가 아니다. ‘얼마나 검증됐고 통제 가능한가’다. 앞으로 다른 국내 금융사들도 비슷한 계산식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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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뉴스를 보다 보면 ‘미래가 정말 코앞에 왔구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겐 어떤 기회가 될지 궁금해서 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기술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며, 다가올 미래를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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