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라고 하면 흔히 소득과 상환 이력만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급여 통장 잔액, 카드 연체 기록, 대출 상환 내역이 전부라는 통념이다. 그런데 최근 토스가 밀어붙이는 방식은 이 틀을 벗어난다. 통신비 납부, 온라인 쇼핑 결제, 생활 요금 같은 비금융 데이터까지 끌어와 심사한다.
이 방식을 업계는 대안신용평가라고 부른다. 2026년 9월 초, 토스는 개인신용평가사 PFCT와 손잡고 이 모델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발표에 따르면 목표는 명확하다. 필자가 보기엔 이 협업은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니다. 신용을 정의하는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에 가깝다.
대안신용평가가 필요해진 배경
국내 신용평가는 오랫동안 NICE평가정보와 KCB 두 곳이 사실상 표준을 쥐고 있었다. 이 구조에서는 금융 거래 이력이 적은 사람일수록 불리하다. 사회초년생, 프리랜서, 자영업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상환 능력이 있어도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대출 문턱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가 단순한 형평성 이슈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도 잠재 고객을 놓치는 셈이기 때문이다. 토스가 이 지점을 파고든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이미 수천만 명이 쓰는 앱에서 소비, 이체, 결제 데이터가 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 신용평가와 대안신용평가는 무엇이 다른가
두 방식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 지점이 흥미로운데, 데이터 원천만 다른 게 아니라 평가 가능한 대상 자체가 달라진다.
| 구분 | 전통 신용평가 | 대안신용평가 |
|---|---|---|
| 주요 데이터 | 대출·카드 상환 이력 | 통신비, 커머스, 생활요금 등 비금융 데이터 |
| 평가 가능 대상 | 금융 거래 이력 보유자 | 씬파일러, 사회초년생 포함 |
| 대표 사업자 | NICE평가정보, KCB | 토스, PFCT |
| 적용 사례 | 일반 은행권 대출 심사 | 고려저축은행, SBI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
표를 보면 대안신용평가의 핵심은 데이터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다. 기존에는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던 사람들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필자가 보기엔 이 부분이 저축은행들이 서둘러 도입에 나서는 진짜 이유다.
토스의 전략적 대응 — 스코어를 상품으로 판다
토스는 이 모델을 자체 서비스에만 쓰지 않는다. ‘토스스코어’라는 이름으로 외부 금융사에 공급하는 방향을 택했다. 2026년 8월에는 고려저축은행이 이 점수를 실제 대출 심사에 처음 적용했다. 9월에는 SBI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에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
이 지점이 흥미로운데, 토스는 대출을 직접 늘리는 대신 심사 인프라를 파는 쪽을 택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데이터 모델을 빌려 쓰는 셈이다. 토스 입장에서는 대출 리스크를 지지 않고도 수익 구조를 넓히는 효과를 얻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구조가 핀테크 기업이 금융권에 스며드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본다.
관련해서 합성 데이터란 무엇인가 글에서 다룬 것처럼, AI 모델의 경쟁력은 결국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촘촘히 확보하느냐에서 갈린다. 토스의 대안신용평가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IT-SUE의 시각
필자가 보기엔 대안신용평가는 단순한 착한 금융 서비스가 아니다.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이 금융 심사 권한까지 가져가는 구조 변화다. 토스는 이미 앱 안에서 소비, 이체, 결제 데이터를 쥐고 있다. 이 데이터를 신용 점수로 바꾸는 순간, 금융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이 대출 심사의 기준을 정하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데이터 편향이나 설명 가능성 문제는 계속 지적될 소지가 있다. 금융당국도 대안신용평가의 기술 완성도와 규제 정비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실제 심사에 이 점수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방향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대안신용평가가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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