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초, 정부의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자 발표를 앞두고 통신·플랫폼 업계는 한동안 술렁였다.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가 나란히 컨소시엄을 꾸려 맞붙은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승리로 끝났다.
필자가 이 경쟁에서 주목한 건 승패 자체가 아니다. 두 회사가 내세운 기술 전략이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 더 흥미롭다. 이 차이를 들여다보면, 사이버 보안 특화 AI를 둘러싼 국내 업계의 시각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사이버 보안 특화 AI, 정부는 왜 이 사업을 만들었나
정부가 이 사업을 발주한 배경은 명확하다. 기존 보안 솔루션은 알려진 공격 패턴을 탐지하는 데 강하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한 신종 공격, 이른바 AI발 사이버 위협에는 대응이 느리다.
보안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보안에 특화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외산 AI 모델에 국가 보안 인프라를 맡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는 각각 보안 전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했다. 이스트시큐리티, S2W, 테이텀시큐리티 등 국내 보안 기업들이 참여진에 이름을 올렸다.
SKT의 ‘에이전틱 보안’ vs 네이버의 ‘소버린 보안 AI’
두 회사가 내세운 슬로건부터 결이 달랐다. 이비엔뉴스 보도를 보면 SK텔레콤은 ‘에이전틱 보안’을, 네이버는 ‘소버린 보안 AI’를 각각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이 강조한 건 현장 적용 속도다.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까지 자동화하는 구조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자체 학습 인프라를 앞세웠다. 처음부터 국내 데이터로 학습된,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 차이가 두 회사의 원래 강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SK텔레콤은 통신망 전역에서 실시간 트래픽을 다뤄본 현장 경험이 강점이고, 네이버클라우드는 대형 언어모델을 자체적으로 학습시켜온 인프라 역량이 강점이다.
| 구분 | SK텔레콤 컨소시엄 |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
|---|---|---|
| 핵심 키워드 | 에이전틱 보안 | 소버린 보안 AI |
| 강조점 | 현장 실시간 적용 | 대규모 자체 학습 |
| 강점 기반 | 통신망 트래픽 데이터 | 자체 LLM 학습 인프라 |
| 사업 결과 | 탈락 | 사업자 선정 |
결과만 보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이겼다. 하지만 필자는 이걸 ‘소버린 전략이 에이전틱 전략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으로 단순화하지 않으려 한다. 정부 사업 특성상 자체 학습·자체 통제 역량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략적 승부수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번 사업에서 강조한 건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해 자체적으로 쌓아온 초거대 언어모델 학습 경험이다. 외부 API에 의존하지 않고, 보안이라는 민감한 영역의 데이터를 국내 인프라 안에서 전부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 자체 학습 인프라로 국가 보안 데이터의 외부 유출 우려 최소화
- 기존 하이퍼클로바X 계열 모델과의 기술적 연속성 확보
- 클라우드·보안 기업 컨소시엄으로 실증 범위 확대
이 접근은 앞서 카카오가 카나나로 외부 AI 의존을 줄이려는 전략과도 맥이 닿는다. 국내 빅테크들이 공통적으로 ‘자체 모델 보유’를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IT-SUE의 시각
필자가 이번 사안에서 진짜 눈여겨보는 지점은 따로 있다. 정부가 보안이라는 가장 민감한 영역에서조차 ‘자체 학습 모델’을 우선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이버 보안 특화 AI를 국가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이제 확고해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우려도 있다. 에이전틱 보안처럼 실시간 대응에 특화된 접근이 이번엔 밀렸지만, 실제 공격은 속도 싸움인 경우가 많다. 소버린 모델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 대응이 느리면 무용지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업이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구도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소버린 모델이 SK텔레콤 같은 현장형 파트너와 결합할 때, 사이버 보안 특화 AI는 비로소 완성형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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